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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호주

세상에서 가장 설레였던 여행은 언제였나요? [호주 시드니]

매일하늘

여기저기 참 많이 싸돌아 다녔다만, 

문득문득 닭살 돋게 만드는 추억이라면 아무래도 내 생애 첫 해외여행이 아닌였던가 싶다.


그 설레임과, 

약간의 두려움, 

그리고 처음 보는 눈 파란 사람들, 거리들, 손으로 눌러야 켜지는 신호등, 

거리의 냄새, 소리, 한번노 느껴본적이 없는 너무나 따스한 햇살.


그 느낌들이 다 생각난다면 참 거짓말도 잘한다고 하겠으나, 

대부분 느낌들이 아직 생생하다..


물론 같이 갔던 친구녀석이 투덜대며

가져온 짐이 너무 무거우니 다시 한국으로 보내자는 어처구니 없는 대화도 귀에 맴돈다. :)



지금이야 스마트폰이 척척 맛집, 볼 것, 느낄 것, 들을 것들을 

잘 정리해서 보여주고 

또 고르기만하면 내 비루한 몸뚱이를  원하는 곳까지 모셔주기까지하니 이거야 뭐 꿀여행이지.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너덜너덜하게 꺼냈던 지도들을 들고

말도 안통하는 시드니 큰길에서, 골목에서, 백패커스에서 걷고 자고 머물렀던 그 여행이 

지금의 여행보다 오십배는 더 재미가 있었던 것 같다.



무거운 필름 카메라를 들고, 

여기저기 사진을 담고

여행이 끝나고 집에 오고 한참이 지나서야 볼 수 있었던 사진들.


친구들과 사진을 나누면서 

한번더 그때를 안주삼아 맥주를 마시고 

웃고 떠들었던 지난날의 일들이 그립다.



여행을 가기 위해서 

여기저기 용돈 모은다고 참 갖가지 알바를 많이 했던 것 같다.

말도 안되는 카드사 고객사인 받아오는 알바부터, 인형 발바닥에 스티커 붙이기, 이삿짐 등등...

(그때 같이 이삿짐 알바했던 친구녀석은 지금 이삿짐 센터 사장님이 되셨다. 와우)


뭐 결국에는 돈을 다 맞추지 못해서

나도 등꼴브레이커가 되었지만 

아직도 아버지, 어머니께 너무나도 큰 감사를 드린다...


그때 내가 호주 시드니를 나가지 않았다면 지금의 내가 될 수 없었을 듯...



지난날을 그리워하고 아쉬워하는 것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지는 감정일 것이나 

이미 지난 시간은 천억을 벌어도 돌아갈 수 없는 것.


그래서 지금의 순간이 소중하다고 하지 않던가...


이제 청춘이라는 젊음으로 돌아가지는 못해도


[오늘의 내가 가장 젊은 나] 라고 자위하며 행복해져야만 하는 이유가 아닐까!



여행이야 옛날 구닥다리 여행이 재미있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오늘의 디지털이 없었다면 

어제 내가 나누었던, 그리고 오늘 주말 잘보내!라고 보냈던

그리운 동창들과의 카톡모임도 없었을터!!!


오늘의 디지털 세상도 무한 감사를 해야할 것이다!



오늘이라도 당장 짐을 싸서 

내일 비행기에 몸을 싣고 

시드니로 날아가서 보고 싶은 것들, 듣고 싶은 것들 다 둘러볼 수는 있느나...


내 지난날의 그 소중하고 아름다운 첫여행의 추억들, 느낌들이 사라지고 

현재의 시드니로 채워질까봐 쉽사리 다시 가보기가 쉽지 않다...


조금더 나이가 들면, 

이제 그런 추억의 족쇄를 떠나 시드니 하버브릿지 앞에 떡하니 서서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도... 



우연히 

이 블로그에 방문한 여러분의 가장 설레였던 여행지는 어디였던가요?

첫여행의 그 느낌들 아직도 기억나시나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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